지난해 정유업계 초유의 파업사태를 불렀던 LG칼텍스정유 노동조합이 노조전임자의 회사업무 복귀시 인사 사전동의와 같은 일부 인사·경영 관여권을 회사측에 반납했다. LG정유는 29일 전남 여수 LG칼텍스정유 여수공장에서 허진수 생산본부장과 박주암 노조위원장 직무대행 등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임금인상 결정을 회사측에 일괄 위임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내용의 '2005년도 단체협약 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한경 3월25일자 A1면 참조 이번 조인에는 임금인상 위임과 함께 노조 전임자를 4명에서 3명으로 줄이고 근로자 충원 등 인력보충 요구권과 전임자 인사 사전동의,회사 경영실적 공개 등의 폐지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1인당 의료비 연간 3백만원까지 지원 △배우자 종합검진 40살 이상에서 35살 이상으로 확대 △주택융자금 5백만원 인상 △장기근로자 근속보조금 확대 등의 노조원 복지 개선도 포함됐다. 박주암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지난해 파업이란 큰 홍역을 치른데다 회사가 GS그룹으로 새 출발하는 중요한 시기인 점을 감안해 임·단협보다는 생산적인 활동에 매진하는게 노사 상생의 길이라고 판단해 조합원들이 한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새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과거와 같은 불필요한 대립과 시간끌기식 교섭관행을 탈피해 노사간 입장을 십분 배려하는 교섭관행이 새롭게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정유 노조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9년 회사의 임금 동결 방침에 동참한 적은 있으나 자발적으로 임금협약안 자체를 위임한 것은 올해 처음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