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미용실에 취직했던 평범한 미용사가 23년 만에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 벤처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일명 '마법의 나노 파마약'을 개발,이를 사업화하는 데 성공한 우완제 헤어싸이언스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우 대표는 한국화학연구원 장태선·이동구 박사팀의 도움을 받아 별다른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20분 이내에 파마를 끝낼 수 있는 나노 파마약을 지난해 개발했다.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개발됐다는 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기가 무섭게 국내외로부터 문의가 쇄도했다. 우 대표는 이 나노 파마약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린 신제품을 최근 내놓은 데 이어 오는 4월부터 미용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지금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지나온 길이 그리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 79년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군대에 입대했다. 제대 후 마땅한 일을 찾지 못하다 우선 기술이라도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당시 누님이 운영하던 미용실 문을 두드렸다. 이렇게 시작한 미용 일이 그의 평생 직업이 돼 버렸다. "원래 사업이 꿈이었어요.힘들게 미용 일을 하면서도 언젠가 돈을 모으면 보다 편리한 미용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생각뿐이었지요." 그는 "직접 미용 현장에서 경험한 불편함이나 고객들이 말하는 불만 하나하나가 모두 사업 아이템으로 떠올랐다"며 "번거롭기 짝이 없는 파마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나노 파마약도 그 중 한 가지"라고 설명했다. 우 대표는 86년 대전 도마동에 '모아모아' 미용실을 낸 데 이어 97년엔 대전 중심지 은행동에 '또슈' 미용실을 냈다. 생활 기반을 갖추면서 제품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하지만 과학자도 아닌 미용사가 제품을 개발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2002년 화학연구원에 개발을 의뢰하고 나서야 비로소 제품화에 본격 나설 수 있었다. 그는 미용실에서 번 돈을 고스란히 연구에 쏟아부었다. "하루 벌어서 그대로 연구비로 털어넣는 식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개발한 제품은 나노 파마약뿐만 아니다. 자동으로 머리를 감겨주는 장비와 공기청정 및 살균 기능을 가진 다용도 작업대도 그의 '작품'이다. 우 대표는 이미 전국에 15개 지사를 확보했으며 해외 기업과도 상담을 벌이고 있다. 우 대표는 "미용인이 만들었다는 점 때문에 일부에서 제품에 편견을 갖고 있어 안타깝다"며 "하지만 한번이라도 제품을 써 본 고객은 다시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