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2조원 규모의 한국공군 공중조기경보기(E-X)수주를 둘러싸고 미국 보잉과 이스라엘 IAI엘타간 공중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 보잉에 유리하도록 작성된 군 작전요구성능(ROC)의 일부 항목이 바뀔 것으로 보여 낮은 가격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 이스라엘측이 이번엔 한번 해볼만하다며 벼르고 있다. 군 소식통은 30일 "E-X도입 사업과 관련해 그동안 특정업체에 유리하도록 작성됐다는 지적을 받아온 군 ROC의 일부 항목을 고치기로 했다"며 "합참과 공군이 ROC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몇년 전 ROC를 작성할 당시에는 E-X를 제작·운영 중인 나라가 미국밖에 없어 사실상 미국 제품을 참고로 ROC를 만들었다"며 "그러나 상황이 변한 만큼 다른 나라 업체와 공정한 경쟁을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이를 바로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초 이달 말쯤 E-X사업에 대한 획득공고를 내려던 일정이 ROC 변경작업이 끝나는 4월 중순께로 늦춰질 전망이다. 군이 E-X도입 사업과 관련,ROC 변경작업에 들어감에 따라 유력한 후보기종인 보잉의 B-737과 IAI엘타의 G-550 수주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G-550의 경우 가격이 보잉에 비해 훨씬 저렴해 ROC만 충족시킨다면 이번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IAI엘타의 G-550 기종은 12.5km 상공에서 10시간가량 체공하며 좌우 3백60km,전후 3백24km 거리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IAI엘타는 미국 GD사에서 제작한 소형 제트기인 '걸프스트림'에 컴퓨터와 레이더 등을 설치해 경보기를 제작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IAI엘타의 이스라엘 리브낫 사장은 "올 초 한국 공군의 성능시험 평가 당시 복잡하고 정교한 알고리즘 방식에 의한 레이더 시스템을 한국 공군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며 "이번에 한국 공군이 요구한 ROC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이해시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보잉사 관계자도 "국방부가 변경된 ROC로 사업 참여를 제안한다면 참여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잉의 B-737 기종은 12.5km 상공에서 한번에 9시간가량 체공하며 최첨단 레이더로 좌우 3백60km,전후 3백34km의 거리에 있는 모든 물체를 상세히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잉사측은 1백인승 민항기인 B-737 몸체에 노스롭그루먼사의 최신형 '메사 레이더'와 컴퓨터를 탑재한 신형 경보기를 만들겠다고 한국 공군에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주국방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E-X 사업은 오는 2009년까지 2대,2011년까지 2대 등 4대의 조기경보기를 도입하게 된다. 텔아비브(이스라엘)=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