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주요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작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정보기술(IT)업종의 투자증가율이 크게 둔화되는 데 따른 것으로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산업은행은 77개 업종,2천8백2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설비투자 금액은 64조4천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4.4%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이같은 설비투자 증가율은 작년 설비투자 증가율 29.7%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설비투자 증가율의 이같은 둔화는 IT업종의 투자 부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총 투자의 53.5%를 차지하는 IT업종의 투자 증가율은 작년 72.8%에서 올해 6.8%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43.2% 증가했던 제조업의 증가율은 올해 13.9%로 둔화될 전망이다. 다만 IT업종의 투자 부진과 달리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은 작년 증가율인 16.7%보다 높은 23.4%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수출 비중이 50% 이하인 내수업종의 투자는 지난해 0.3% 증가에 그쳤으나 올해는 24.9%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 이에 비해 수출기업 투자 증가율은 작년 64.3%에서 10.6%로 대폭 둔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설비투자가 14.5% 확대되는 반면 종업원 3백인 이하 중소기업은 2.3% 증가에 그쳐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설비투자 애로 요인으로는 내수 부진(36.7%)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설비 과잉(18.4%) 자금난(13.1%) 수익성 저하(12.1%) 등이 뒤를 이었다. 송정환 산업은행 경제연구소장은 "올해는 자동차 철강 등 전통제조업의 투자 확대로 그동안의 IT 편중현상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라며 "신성장 산업의 육성을 통한 투자수요 창출에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