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잇따라 해외 주식 직접투자를 위한 중개 서비스에 나서고 있으나 실제 국내 일반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투자자에 비해 정보력과 매매시간 등에서 불리한 입장인 데다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 등을 우려해 국내 투자자들이 참여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은 다음달부터 일본 주식 실시간 중개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내 투자자들도 일본 도쿄거래소나 자스닥 상장 업체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앞서 리딩투자증권은 지난 2002년과 2004년 미국과 중국 주식시장의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고 굿모닝신한증권과 동원증권은 각각 지난해 5월과 10월 미국과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시장 중개 서비스에 나서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관련 정보를 접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직접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딩투자증권 마이클 김 국제영업팀장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해당 업체 임직원들이 본사에 투자하거나 해외 유학생 출신들이 투자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에 외화 자산을 추가하려는 일반 투자자들도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 해외 주식 투자 규모는 아직 미미하다. 리딩투자증권의 경우 외화증권 계좌 수는 지난 2003년 초 4백여개에서 지난해 초 1천개,올 3월 현재 4천6백개로 급증했다. 그러나 하루 거래대금 규모는 지난해 초 5억원 수준에서 답보 상태다. 지난해 8월부터 중국 주식시장 중개 서비스를 추가했던 점을 고려하면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거래대금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외화증권 계좌도 지난해 10월 1백20개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매매도 미미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원증권 역시 서비스 시행 초기 주문 건수가 하루 5∼6건에서 최근에는 1∼2건으로 줄어들었다. 국내 일반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매매를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해당 종목에 대한 자료와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 환경이 갖춰졌다지만 여전히 투자정보에는 한계가 있다"며 "중개 서비스를 실시하는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시황이나 기업분석 보고서를 한글로 제공하고 있지만 실시간으로 재료가 쏟아지는 국내 투자에 비하면 여전히 열악한 상태"라고 전했다. 박재현 굿모닝신한증권 팀장은 "투자자들 사이에는 중국시장이 유망한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이라는 매력과 함께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이 외화 자산 투자를 꺼리게 하는 이유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