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30일 주식시장에서 20일 연속 순매도하자,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하락세가 멈추지않고 있으며,환율은 9일째 급등했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전날 급작스럽게 3%대로 주저앉은 뒤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환율 금리 주가 등 금융시장의 향방을 가늠할수 있는 주요 지표들이 모두 당초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외국인의 잇따른 매도가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는 한편 주식매도 자금이 연말 배당금과 함께 해외로 유출되면서 원·달러 환율을 급등시켰기 때문이다.


또 증시발 경기회복이 주춤해지는 기미가 나타나자 시중 부동자금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옮겨갈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면서 채권금리는 하락세로 반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3월22일)의 후폭풍이 유동성거품 우려를 유발해 전세계 투자자금의 탈증시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며 "한국증시도 후폭풍의 중심에 서있어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 인상여부를 결정하는 4월7일 이전까지는 불안한 양상이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자금 증가속 금융시장 불안 확산=지난 28일 현재 머니마켓펀드(MMF) 수탁액은 72조8천억원이다.


지난 10일 69조7천억원보다 3조원 이상 불어났다.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주식시장이 위축되고 환율과 금리가 연초의 예상과는 반대방향으로 나아가자 시중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 10일 장중 달러당 9백89원60전까지 추락했던 원·달러환율이 급등세로 돌아서 이날 1천23원60전으로 뛰었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지난 22일 연 4%대로 올라선 뒤 닷새만인 지난 29일 다시 연 3%대로 추락했다.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이는 것은 미국 금리인상이 근본적인 이유를 제공했다.


미국이 인플레를 우려,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초저금리를 피해 미국시장을 빠져나온 국제자금이 미국의 고금리를 겨냥해 옮겨가는 이른바 달러-캐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헤지펀드들이 주식투자차익과 환차익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보유주식을 서둘러 매도해 원·달러환율의 상승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의 반영이다.


▲내달 7일 금통위 결정이 변수=지금 주식시장은 외국인 매도를 제어할 브레이크가 없다는 게 고민이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국제금융시장의 변화와 연계돼 있어 당장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참여자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길 꺼리는 상황이다.


외국인 매도→차익실현→주가하락→불안심리 확산→금리·환율 급등락의 고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단단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4월7일의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5월3일 열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해도 당분간은 한·미 양국간 금리역전 우려는 없다는게 그 이유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미국의 펀더멘털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달러강세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공산이 크다"며 "헤지펀드들이 대부분 주식을 처분한 데다 배당금이 빠져나가고 나면 원화약세의 요인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또 경기회복이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면 금융시장은 조기에 안정될 수 있다는게 그의 분석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