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의 후폭풍으로 국제 투자자금의 탈 증시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세계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한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증시에서의 외국인 이탈현상은 보다 심화되는 양상이다. 미국발 인플레 우려가 유동성 거품 우려를 부추겨 국제 투자자금이 아시아를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및 엔·달러환율이 9일 연속 상승하는 이상 현상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증시의 경우 30일 외국인이 2천71억원어치를 순매도,20일째 매도공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중 순매도 규모는 총 2조1천3백46억원으로,연속 순매도 기준으로 사상 두번째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1일(1,022.79)보다 6.5% 하락,955.45로 밀려났다. 한국에서 시작된 외국인 매도세는 대만과 일본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만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12일째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약 1조7천9백억원어치를 매도해 대만가권지수를 지난 7일의 고점 대비 4.9% 급락시켰다. 외국인이 14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던 일본 증시에서도 지난주부터 매도물량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1만1천5백65.88엔으로 이달 고점 대비 3.4% 추락했다.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이달 들어 각각 고점 대비 5.2%,5.5%씩 떨어졌다. 주가가 이처럼 추락하는 것은 오는 5월3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금융시장에서 외국인의 주식매도자금과 배당금이 급속히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또 주가하락에 따른 불안심리 확산으로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연 4%밑으로 다시 떨어지고,머니마켓펀드(MMF) 수탁액이 급증하면서 단기부동자금이 늘어나는 등 금융시장이 혼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