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마감된 진로 입찰에는 치열한 인수경쟁을 반영해 10개 기업이 응찰했다. 응찰 후보 12개 기업중 서버러스 JP모건파트너스등 외국계 투자펀드 2곳만이 입찰을 포기했을 뿐 롯데 두산 CJ 대한전선 등 국내 기업들은 모두 입찰에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롯데 두산 CJ 등을 포함,3~5파전의 양상으로 보는 시각이 유력하나 예상 외의 다크호스가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수 금액과 관련해선 2조5천억원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진로 채권자인 골드만삭스가 진로의 기업가치를 3조6천억원으로 내세우면서 가격 부담이 우려됐다"며 "그러나 응찰 기업들의 분위기를 봤을 때 이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입찰서를 낸 한 기업의 고위관계자는 "진로의 기업가치와 프리미엄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2조5천억원 안팎에서 인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보다는 프리미엄을 많이 매기는 기업이 인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로의 기업가치가 현재 최고조에 달했다는 점,노후 설비에 대한 인수 후 투자 부담,진로노조 반발 등도 응찰 기업들의 입찰가액 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날 응찰 기업이 10곳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 외로 높은 가격을 써낸 업체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초 입찰 준비 과정에서와 달리 입찰 당일에는 컨소시엄 멤버가 바뀌는 등 각 업체들의 '이합집산'도 활발했다. 특히 사모투자펀드(PEF)가 대거 참여한 것이 눈에 띄었다. CJ는 진로재팬에 대한 이견 때문에 일본 기린맥주와 결별하는 대신 김영재 전 금융감독원 대변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 PEF '칸서스 펀드'와 손을 잡았다. 두산에는 국내 첫 PEF인 미래에셋파트너스를 비롯 KTB자산운용 대한투자신탁운용 등이 가세했다. 대한전선은 오비맥주의 모기업인 인베브와 결별하고 PEF인 패러다임펀드와 짝을 이뤘다. 이들 PEF들은 1천억원에서 3천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번 주말께 선정돼 개별 통보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미 마련된 선정기준에 따라 입찰서를 평가한 뒤 1곳 또는 복수로 뽑을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예비협상대상자도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진로의 정리계획안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MOU(양해각서) 체결까지 1개월,이후 본계약까지 3개월의 일정을 잡아놓고 있어 7월께나 돼야 매각 절차가 일단락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독과점 문제와 노조 반발이 예상 외의 변수가 될 수 있어 매각 스케줄도 아직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