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에유통 구원투수는 日자동차 세일즈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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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세일즈 여왕이 4만여명의 종업원을 가진 공룡 유통 기업 다이에의 사령탑에 올랐다. 경영부진으로 산업재생기구의 관리 아래 있는 다이에는 지난 3월 초 재건지원 기업으로 마루베니와 투자펀드 어드밴티지 파트너스(AP) 컨소시엄이 결정된 후 회생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이에는 지난 30일 하야시 후미코(58) 전 BMW도쿄 사장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내정하는 등 새 경영진을 구성했다. 새 경영진은 마루베니와 어드밴티지 파트너스로부터 1명씩,산업재생기구 2명,다이에 출신 2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하야시 신임 회장은 5월 하순으로 예정된 주총에서 공식 선임되며,그때까지 고문으로 업무를 익히게 된다. 하야시 회장은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주목받는 여성 경영자 50인'에 일본 기업가 중 유일하게 선정된 인물이다. 28년 간 자동차 세일즈를 하면서 전설적인 기록을 남겼다.
섬유회사 등을 거쳐 31세에 자동차 업계에 투신한 하야시는 매일 1백여 가정을 방문,현장을 누비고 다녔다. 싹싹한 성격에 풍부한 화제를 가진 그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근무하는 지점마다 최고 실적을 올렸다. 연간 1백45대를 파는 기록도 세웠다.
1987년 BMW로 옮겨 지점장을 맡을 때도 신화는 계속됐다. 바닥을 헤매던 신주쿠 지점의 경우 그가 점장을 맡은 지 2년 만에 최우수 지점이 됐다. 하야시 회장은 "경영자는 고객과 종업원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임무"라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직원들이 일할 의욕을 만들어내면 회사가 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외제차와 생활 잡화는 가격은 달라도 세심한 서비스로 고객의 마음을 잡는 원칙은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하야시 회장이 직원 2백80명인 BMW 사장에서 2백여개 점포망과 1만여명의 직원을 가진 대기업에서도 능력을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1대에 수백만엔인 고가 외국산 자동차 판매에는 정통하지만,1~2엔의 가격 경쟁을 하는 슈퍼마켓업계에서 그의 경험이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