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들과 정품 프로그램 사용 계약을 맺지 않고 불법 복제해 사용한 업체에 대해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들은 불법 복제 사실을 적발할 경우 해당업체에 법적 책임을 묻는 대신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를 통해 정품 제품 구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으나 이처럼 정식 재판을 통해 판결이 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조경란 부장판사)는 31일 안철수연구소 하우리 한글과컴퓨터 등 9개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들이 게임기 등을 만드는 D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청구액 4억7천만원을 전액 보상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번에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들이 문제삼은 프로그램은 안철수연구소의 V3백신과 하우리의 바이로봇,한글과컴퓨터의 한글,어도비시스템즈의 포토샵,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등이다. SPC는 지난 2003년 3월 서울 서초동에 있는 D사가 회원사들의 소프트웨어를 무단 복제해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적발,경찰에 고발했다. 이후 협회는 D사를 상대로 정품을 구입해 사용할 것을 종용하고 합의를 시도했지만 D사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이례적으로 D사를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고,피고인 D사가 소송 대응을 하지 않아 법원은 협회의 손을 들어줬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