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하나를 선택해도 환경친화적 제품인지,재생 원료를 사용한 제품인지를 따진다. 전기보다 밝지는 않으나 태양에너지를 활용한 야외 정원 등을 구매한다. 지속 가능한 농법으로 재배한 채소만을 선호한다. 가격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 이런 소비패턴의 사람들을 '로하스'라 부르는데 사회공동체와 환경적인 측면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혼자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웰빙족과는 구별된다. 얼마 전 뉴욕타임스가 장래의 시장을 주도하는 소비계층으로 로하스를 지목하면서 로하스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 신문은 유기농 식품,그린에너지 제품뿐만 아니라 생태 여행이나 명상 테이프 등의 관련 산업에 이르기까지 로하스를 겨냥한 유·무형의 상품들이 붐을 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하스(LOHAS)'라는 말은 건강과 지속 성장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영문 머리글자다. 컨설팅과 함께 잡지를 발행하는 미국의 '내추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즈'가 2000년 이 신조어를 선보였는데 이제는 이웃과 더불어 살면서 다음 세대의 환경을 걱정하는 소비계층을 지칭하는 용어가 됐다. 그래서 로하스는 행여 소비가 타성적이 아닌지 광고에 현혹돼 있는 것은 아닌지를 비판적으로 살핀다.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제품이 아니면 아예 구매를 거부한다. 일회용품 줄이기나 장바구니 사용하기 등은 이들이 벌이는 대표적인 운동들이다. 아이들에게 에너지 주택모형을 사준다든지 생태 여행을 주선한다든지 하면서 간접적인 교육에 열성을 보이는 것도 로하스다. 환경운동가들과도 맥이 닿아 있는 로하스는 무엇보다 기업들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대기업일수록 기존의 생산품과 마케팅 방식을 발빠르게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도 어느 정도 변화의 조짐은 일고 있다. '지속 가능성'과 '공동'의 개념을 강조하는 로하스가 우리에게 뚜렷이 자리매김될 때 우리 모두의 삶이 한층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점은 두말 할 나위 없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