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매일 러닝머신 올라간 느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해찬 국무총리가 31일 "아침마다 러닝머신에 올라간 느낌"이라며 최근의 심정을 밝혀 눈길을 모았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고려대 경영대학원 초청으로 열린 특별강연회에 참석,경제회생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총파업 등의 돌발 악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정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총리로서 불철주야 정신이 없다.
서면 넘어지니까 계속 뛰어가면서 관리해야 한다.
이렇게 먹고 살만하니 됐다고 하기도 하는데 개인은 그럴 수 있으나 국가는 그러지 못한다"며 "가만히 있다가 추월당하면 2등이 아니라 점점 더 약해져 4∼5등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성장에만 목적을 두면 오는 2007년 국민소득 2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인위적 경기부양을 통해 거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다음 정부와 국민이 고생한다"며 "군살없는 몸처럼 깨끗이 다듬어 다음 정부에 넘겨주겠다"고 강조했다.
현 경제상황을 '터널의 끝이 보이는 지점'으로 비유한 그는 "햇빛이 없어 답답하다가 조금 더 가서 창문을 열 생각을 하는 이 시기에 잘 해야 한다"면서 "내수활성화와 수출유지에 저해되지 않도록 6개월 정도 관리를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내수가 회복되기 시작한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닫았던 지갑들을 조금씩 열어 요즘 택시운전사들의 불만이 많이 줄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뒤떨어지는 분야로 법률,의료서비스,경영 등 고급 지적능력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 분야를 지목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변호사 시험이 오랫동안 왜곡돼 6법 전서를 갖고 합격하는 나라"라며 "의대도 수술은 잘 하지만 지금은 그런 차원을 뛰어넘는다"고 지적하면서 대학이 고급 지적 서비스에 종사하는 인력을 키워달라고 당부했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