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기술주로 코스닥 스타종목에 편입돼 있는 엠텍비젼코아로직이 31일 '삼성전자 쇼크'로 동반 폭락했다. 주요 매출처인 삼성전자가 두 회사로부터 납품받던 카메라폰 컨트롤러칩(CCP)을 자체 개발해 조달키로 했다는 소식이 직격탄이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코스닥기업의 성장성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며 "매출처와 사업다각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발 쇼크'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엠텍비젼은 하한가로 떨어졌고 코아로직은 13.16% 급락했다. 코아로직도 장중 한때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주가 폭락 배경은 삼성전자가 카메라폰에 사용되는 컨트롤러 칩을 자체 개발했다는 소식이었다. 삼성전자는 "칩을 개발해 왔으며 시험테스트 결과가 좋은 것은 사실이나 아직 개발이 끝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개발을 끝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엠텍비젼은 이날 공시를 통해 "삼성전자가 개발한 칩은 주로 저가 제품에 적용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들은 삼성전자의 칩 개발에 따른 영향이 미미하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증권업계의 분석은 엇갈리고 있다. 김운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제품이 양산되기까지는 10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개발되더라도 저가 제품에 적용돼 기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천세은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공급량이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와의 단가협상에서도 불리해 진다"고 지적했다. 엠텍비젼과 코아로직의 주가가 급락한 것도 삼성전자의 제품 개발 및 양산 시기와는 무관하게 대기업의 시장진입 자체가 코스닥기업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스닥시장이 장중 상승분위기를 지켜내지 못하고 약세로 돌아선 것도 '삼성전자 쇼크'를 계기로 코스닥 IT기업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 리스크 감안하라 카메라폰 칩 외에도 MP3플레이어와 백색LED(발광다이오드) 분야에서도 대기업이 속속 시장에 진입,코스닥기업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MP3플레이어 부문의 국내시장 점유율 1위인 레인콤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과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의 공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애플은 최근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 올렸다. 국내 최대의 백색LED 메이커인 서울반도체는 가격인하를 앞세운 일본 니치아화학과 대대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는 삼성전기,LG이노텍 등으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다. NHN다음커뮤니케이션이 양분하고 있던 인터넷시장에도 얼마 전부터 KTHCJ인터넷 등 대기업 계열사가 뛰어 들었다. 신동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코스닥기업은 대부분 독자생존력이 약한 하청기업으로 대기업의 발주물량과 단가정책에 따라 실적이 결정되는 약점을 갖고 있다"며 "대기업의 자본력에 대응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 및 수익모델 변화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가 코스닥기업 주가의 주요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