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건설 명가'로 부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98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실적이 급감,2001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2002년 1백9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선 이후 2003년 7백85억원,지난해 1천7백14억원으로 계속 이익 규모를 늘려왔다. 실적 개선 추세는 향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동양종금증권은 현대증권의 올해 순이익이 3천2백6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0.5%,내년 순이익은 4천6백53억원으로 올해보다 42.5% 각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액도 지난해 4조6천4백61억원에서 올해 4조9천4백26억원,내년에는 5조2천8백76억원으로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수익성 개선 추세는 눈부실 정도라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20.8%에 달한 데 이어 올해와 내년에는 30∼31%로 높아질 전망이다. 건설업종 평균 ROE(15%)의 최대 2배 수준이란 얘기다. 실적에 힘입어 주가도 최근 크게 올랐다. 지난달 초 2만4백50원까지 치솟으며 97년 8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증시 조정으로 주가는 다소 밀렸지만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2만2천7백원,동양종금증권은 2만1천3백원을 목표주가로 각각 제시하고 있다. 박형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제자리 찾기는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라며 "내년까지 실적 모멘텀이 계속 발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허문욱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현대건설의 ROE는 업종 평균은 물론 대형 건설사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어서 투자자들의 신뢰도 되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다 그동안 현대건설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졌던 11억2천만달러 규모의 이라크 미수금에 대한 불확실성도 사실상 해소된 상태다. 작년 4분기에만 1천7백15억원의 대손상각비를 추가로 쌓으면서 대손적립률이 75% 수준으로 높아져 미수금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