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여기 생긴 그대로의 자연스럽고 평범하고 꾸밈없는 나를 보아 주기 바란다. 왜냐하면 내가 묘사하는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내 결점들이 여기에 있는 그대로 나온다. 여기서는 나 자신이 바로 내 책의 재료이다.'


'몽테뉴 인생 에세이'(손우성 옮김,동서문화사)의 완역본이 나왔다.


그동안 '수상록(Les Essais)'이란 제목으로 소개됐던 이 책은 '나'라는 개인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상에 이르고자 했던 몽테뉴의 인문주의 정신을 집약한 고전.


그는 인간의 가장 높은 지혜와 행복은 남과 자신에 대한 의무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라며 사생활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즉 자신의 타고난 조건에 순응하여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말한다.


그래서 '인간은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일 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일깨운다.


그는 1570년 보르도 고등법원 참사에서 물러난 뒤 원고집필에 들어가 10년 뒤 두 권의 책을 출판했고 다시 8년 뒤 파리에서 제3권을 펴냈다.


모두 1백7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나는 누구인가''나는 무엇을 아는가''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물음과 해답이 담겨있다.


그런 만큼 주제도 다양하다.


16세기 이후 유럽 각국의 문학예술과 파스칼 셰익스피어 루소 등 대가들의 사상에 큰 영향을 미친 이 작품은 '인간 이상의 존재가 되려고 애쓰는 것은 위험한 유혹이며,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자기 개선의 전제조건'이라는 진리를 갖가지 프리즘으로 비춘다.


1천2백94쪽,2만9천8백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