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 진로 인수] 3조2천억에 팔리면 ‥ 해외채권자들 '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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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가 하이트맥주에 3조2천억원에 팔릴 것으로 보여 진로 채권을 헐값에 인수한 골드만삭스등 해외 채권자들은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특히 하이트맥주가 인수금액으로 제시한 3조2천억원은 진로가 갚아야할 확정 부채보다 더 많은 금액이어서 법정관리기업 매각 사상 처음으로 회사 채권자들이 채권을 전액 회수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진로의 법정관리계획에 따라 확정된 채무는 지난해 말 현재 2조8천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각종 소송 관련 우발채무를 합치면 그 금액은 3조4천억원에 육박한다.
진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이트가 인수대금으로 제시한 3조2천억원에서 실사를 통해 최대한 깎을 수 있는 범위는 제시 금액의 5%다.
따라서 인수대금은 3조원을 넘을 게 확실하다.
인수금액이 확정 채권액을 상회하기 때문에 채권자들은 일단 확정된 채권액은 전액 회수하게 될 전망이다.
입찰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소송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2조8천억원을 제외하고 남는 돈도 대부분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면 이를 상환하는 데 쓰여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관심은 해외채권자들이 이번 딜을 통해 어느 정도 벌어들이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 골드만삭스와 도이치뱅크 모건스탠리 등 진로의 해외채권자들이 갖고 있는 채권은 전체 진로 채권의 7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채권 액면가로는 약 2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들 해외채권자들이 올릴 수익을 정확히 계산하기는 힘들다.
지난 98년부터 진로 채권을 여러 차례 나누어 매입해 스스로 공개하기 전에는 원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시중에는 채권 평균 매입가격이 액면가의 20%선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만일 20%선이 사실이라면 4천억원을 투자해 2조원을 벌어들이게 되는 셈이다.
실제 일부 채권은 이 정도 수익을 올릴 게 확실하다.
하지만 일률적으로 투자원금의 다섯배를 벌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2003년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가 채권을 팔았을 때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은 이를 액면가의 74∼75%에 사들였다.
또한 골드만삭스가 5∼25%에 산 채권을 중간중간에 매각,손바뀜이 일어났기 때문에 현재 최대 채권자인 도이치인터내셔널과 모건스탠리 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채권 매입가격은 이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9년부터 진로의 가치를 파악한 후 채권을 매입하고,진로를 법정관리에 집어넣는 치밀한 전략을 구사한 골드만삭스가 막대한 차익을 남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