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그만두는 조건으로 승진했다면 나중에 사직 의사를 철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특별5부(이성룡 부장판사)는 1일 4급 별정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1년 후 사직하겠다'는 조건으로 사직서를 내고 승진했던 A씨가 "사직 의사를 철회했는데도 의원면직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며 통일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임용권자의 인사권에 혼란을 주고 인사 질서를 크게 어지럽힐 경우 공무원의 사의 표시 철회는 허용될 수 없다"며 "차관의 제의에 따라 사직을 전제로 승진한 원고가 나중에 사직 의사를 취소한 것은 신뢰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1년 5월 "승진하는 대신 1년만 근무한 뒤 사직하겠느냐"는 통일부 차관의 제의에 동의,이듬해 9월 말로 날짜를 명시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두달 후 이뤄진 인사에서 그는 3급으로 승진했지만 퇴직을 한달 가량 앞두고 갑자기 사직 의사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