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우량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급증하면서 외국자본의 경영간섭이 속출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알리안츠 등이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한 반면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등 외국인들의 매입은 늘어 독일 증시에 상장된 초우량 기업 30개에 대한 외국인 보유지분이 50%를 넘었다. 또 독일 금융회사들이 지분을 팔면서 대출도 줄여 씨티은행이나 BNP파리바 같은 외국 은행들이 독일 우량기업의 새로운 자금줄이 되고 있다. 특히 독일 우량주를 사들인 외국인 투자가들은 해당기업에 대해 현금 유출을 막으면서 단기성과 위주의 경영을 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독일 증권거래소인 도이체 뵈르제는 런던증권거래소(LSE) 인수를 추진했지만 현금 유출을 우려한 외국인 주주들의 반대로 인수제안을 공식 철회했다. 외국인 지분이 높은 아디다스,바스프,BMW 등은 지난 3월에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줄줄이 발표하기도 했다. 또 외국 투자자들은 지게차와 가스사업부를 보유하고 있는 '린데'란 독일회사에 대해 시너지도 없으면서 왜 두 사업부를 운영하느냐며 분사를 요구하고 있다. 인수합병(M&A) 위협도 커지고 있다. 30대 우량 독일기업의 3분의 1가량이 미국 사모펀드 등의 M&A 표적이 되고 있다. 적대적 M&A 위협을 받았던 독일 트럭업체인 MAN의 재무담당임원인 페르디난드 발레스트렘은 "적대적 M&A에 대한 최선의 방어는 주가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MAN의 주가는 수익성 개선 등으로 지난 2년 간 세 배나 상승했다. FT는 외국인 지분율 상승으로 경영 투명성 제고,투자자 관리 강화,경영정보 공개 등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감원 등이 이뤄지고 있어 독일 근로자가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