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
올초 "묻지마 투자"에 나섰던 개인들이 최근 이탈 조짐을 보이는 것과 때를 맞춰 중장기투자 성향을 지닌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 변동성이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도 최근들어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개인 선호의 단기 테마주들의 위세가 꺾이면서 우량 IT(정보기술)주가 시장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다.
<>개인 중소형주 투자열기 주춤
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코스닥시장에서 개인들의 매매비중(거래대금 기준)은 92.69%로 집계됐다.
올들어 월별로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작년 12월 91.57%였던 개인 비중은 연초 코스닥 랠리에 힘입어 개인 참여가 늘면서 1월에는 92.97%로 뛰었고 2월에는 93.72%까지 높아졌었다.
개인들의 투자열기가 주춤해진 이유는 순매수종목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개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코아로직은 지난 한달간 33.3%나 떨어졌다.
엠텍비젼과 레인콤도 20% 이상 급락,개인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메가스터디와 동서 등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의 주가가 10% 이상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의 이탈은 중소형주의 급락으로 이어졌다.
소형주로 이뤄진 코스닥 스몰지수는 3월 한달간 10.9% 떨어졌다.
이에비해 대형주 위주의 코스닥 100지수나 중형주로 구성된 미디움 지수가 각각 6.2%,6.5% 하락하는데 그쳤다.
코스닥시장관계자는 "올들어 상승곡선을 그리던 코스닥 지수가 3월들어 숨고르기에 들어가자 올초 추격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이 손을 털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거래대금과 거래량도 급감하는 추세다.
지난 1월 31조8천6백80억원,2월 29조4천4백29억원이었던 거래대금은 3월에 27조5천2백74억원으로 줄었다.
2월에 설연휴가 끼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감소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IT대형주 주도주로 나선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시장의 변화가 단기매매 성향을 줄이고 중장기 투자문화를 정착시키는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 관계자는 "개인의 투자열기는 냉각됐지만 시장 체질은 개선되고 있다"며 "중소형 종목이 급등 사례가 줄고 대신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시장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시장이 건전화되고 있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6일간 우량종목 30개로 구성된 코스닥 스타지수는 4.89% 올라 코스닥 지수상승률(2.86%)를 웃돌고 있다.
지난 1~2월 테마주가 급등하는 동안 맥을 못췄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어닝시즌(실적발표 기간)을 맞아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기 시작했다"며 "개인 수급에 따른 주가 급등락 사례가 줄어들고 시가총액이 큰 우량 IT주와 내수주 등 실적호전주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