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84)는 현재 의식이 있지만 상태는 위중하다고 교황청이 1일 밝혔다. 호아킨 나발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교황 병세에 대한 속보를 통해 "교황은 여전히 정신이 또렷하고 의식도 온전하며 매우 조용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혈압이 불안정하며 "매우 위중하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한때 병원후송도 힘들 정도로 상태가 위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교황 서거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AFP통신은 교황청 한 사제의 말을 인용,"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며 기적만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프 셴보른 오스트리아 추기경도 "교황이 죽음에 가까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달 31일 밤 병자성사(病者聖事)를 받았다. 병자성사는 현재 횟수 제한이 없으나,원래는 중병에 걸린 신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특별한 기름을 바르고 기도하는 행사로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평생 단 한 차례만 행해지는 것이 원칙이다. 한편 교황의 위독소식이 전해지자 1일 새벽부터 로마 교황청 주변에는 수백명의 신도들이 몰려 촛불을 밝힌 채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킨슨 병을 앓아온 교황은 지난 2월1일 독감과 후두경련 증세로 입원한 후 건강 상태가 계속 악화돼왔다. 당시 3일 만에 퇴원했으나 호흡 곤란이 심해져 한 달도 안돼 다시 입원,기관절개수술을 받았고 이후 몸무게가 19kg이나 줄었다. 교황은 입원 중 몇 차례 병원 창문을 통해 얼굴을 보였으나 부쩍 쇠약해진 모습이었고 지난 3월27일 부활절에도 끝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성호만 그어 성베드로 광장에서 그를 지켜본 신도들을 가슴아프게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