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공개된 이중섭 화백의 그림들을 둘러싼 '위작 시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화백의 유족측이 '진품'임을 확인해줄 만한 자료들을 이르면 이번주 중 밝힐 예정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한경 3월23일 A32면·3월31일 A38면 참조 유족들이 최근 발족한 이중섭예술문화진흥회는 3일 "미망인인 야마모토 마사코 여사(84)나 유족측 대표인 차남 태성씨가 한국을 방문해 이 화백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이번에 공개한 그림과 유사한 소장품 등 객관적으로 납득할 만한 자료들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족측은 '위작'이라고 판명한 한국미술품감정협회측이 12일 공개 세미나를 갖자고 제의했지만 이는 너무 일방적이어서 세미나 참석을 거부하는 대신 독자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자료와 작품들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진흥회의 박수희 사무국장은 "유족측은 '위작'으로 결론내린 일부 전문가들의 감정에 허술한 부분이 많고 작품에 대한 도상·서체 분석을 비전문적으로 행한 경우도 있다고 보고 한국 내의 이중섭 감정전문가 평론가들과 함께 이를 전면적으로 반박할 자료들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유족측이 '위작 시비'에 이처럼 정면으로 대응키로 한 것은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데다 이번 기회에 각종 의혹을 아예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중섭 감정전문가인 박명자 갤러리현대 사장은 "논란이 된 그림들이 만약 유족 소장품임이 입증될 경우 이중섭 그림의 편차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해 그에 대한 감정과 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6일 서울옥션 경매에서 낙찰된 이중섭 그림 4점 중 두 점은 '위작 시비'가 불거지자 구매자가 최근 구입 결정을 취소했고 나머지 두 점은 현재 구매가 보류된 상태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