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금융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여의도지역이 초고층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여의도에서 40층 안팎의 초고층 아파트들이 잇따라 입주를 시작하면서 이 일대의 스카이라인이 바뀌고 있다. 롯데캐슬 엠파이어,롯데캐슬 아이비 등 초고층 주상복합이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하는 데 이어 지상 39층 규모의 여의도자이도 이달 중 분양에 들어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여의도가 초고층 아파트촌으로 변하면서 인근 기존 아파트의 값도 강세를 보이는 등 지역 전체의 집값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초고층 아파트 속속 들어서 여의도에선 2002년 말 41층짜리 대우 트럼프월드 1차가 입주하면서 초고층 아파트 시대가 열렸다. 이후 대우트럼프월드 2차(37층),금호리첸시아(40층) 등이 동여의도 지역에 들어선 데 이어 백조아파트를 재건축한 롯데캐슬 엠파이어(39층)가 이달 말,미주아파트를 재건축한 롯데캐슬 아이비(35층)가 오는 12월 각각 한강변을 따라 입주할 예정이다. 또 오는 8일에는 GS건설이 39층 높이의 주상복합 '여의도자이'의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한성아파트를 헐고 재건축하는 여의도자이는 47∼79평형의 중대형으로 구성돼 있는 데다 총 5백80가구의 대단지여서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왜 초고층 아파트 많나 여의도에 초고층 아파트숲이 조성되고 있는 이유는 이 일대가 초고층 건축에 유리한 상업지구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상업지구는 전용주거지역이나 안전비행구역에 묶인 곳과는 달리 40층 안팎의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한강을 끼고 있는 점도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데 유리한 조건이다. 건설회사 입장에선 한강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해 청약자들의 관심을 끄는 아파트를 많이 지을 수 있고,한 쪽이 트여있어 주변 아파트의 조망권 침해소송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특히 작년 서울시와 AIG그룹이 여의도에 '서울국제금융센터'를 조성키로 함에 따라 이 일대에 초고층 주상복합 건립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초고층 아파트가 가격 주도 여의도지역은 초고층 아파트가 집값을 선도하고 있다. 초고층 주상복합이 모두 새 아파트인 데다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금호리첸시아 64평형의 경우 12억원 이하에선 매물이 아예 없을 정도다. 인근 명가부동산컨설팅 관계자는 "지난 설 전후로 초고층 주상복합 시세가 모두 1억원 이상 급등했다"면서 "미성·광장 등 노후아파트까지 초고층 재건축에 대한 기대심리로 가격이 크게 뛰고 있다"고 말했다. 초고층 주상복합을 제외할 경우 여의도에는 시범아파트를 비롯 삼부 미성 진주 등 모두 2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새 아파트의 중대형 평형에 대한 이사수요가 많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씨티공인 관계자는 "초고층 주상복합의 호가가 너무 뛰면서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