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의 주요 채권자인 골드만삭스가 진로 매각을 앞두고 '두 얼굴'을 보이고 있어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해외 언론을 통해 높은 매각 희망가격을 흘린 것과 달리 정작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하이트맥주에 대해선 "입찰 가격이 너무 높다"며 매도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4일 하이트맥주가 진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진로 인수효과가 자금부담으로 인해 희석될 수 있다"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매도나 다름없는 '시장수익률 하회'로 하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3조1천6백억원선으로 추정되는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의 입찰가에 대해 "예상했던 것보다 높아 재무적 이익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진로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 기대로 하이트맥주 주가가 강세를 보일 때 차익 실현하라고 권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앞서 진로 인수전이 한창 불붙었던 지난달 2일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지와 인터뷰를 통해 "진로의 인수가치를 36억달러(약 3조6천억원)로 추정할 수 있다"며 시장 예상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제시,이번 하이트맥주 분석 보고서와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밝혔었다. 이날 하이트맥주 주가는 9천5백원(8.92%) 급락한 9만7천원으로 마감됐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