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가 올 들어 철저히 소외되며 이른바 '왕따'를 당하고 있다. 올 들어 증시가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통신주의 하락률은 11%에 달하고 있다. 통신주의 추락은 특히 3월 말부터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통신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성장성 정체라는 겹악재를 만나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밀려나고 있다"며 "하지만 경기에 민감하지 않고 고배당 등의 매력이 있어 현 주가는 바닥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통신주,날개 없는 추락 SK텔레콤은 4일 거래소시장에서 2천5백원(1.5%) 하락한 16만8천원으로 마감됐다. 작년 8월 이후 8개월만의 16만원대 추락이다. KT도 1.8% 떨어진 3만8천7백원으로 올 들어 최저가로 떨어졌다. KT는 지난달 28일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4만원선이 무너진 이후 나흘연속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KTF LG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등 다른 통신주들도 3월 이후 약세흐름이 뚜렷하다. 이에 따라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강보합으로 끝났지만 통신업 지수는 1.4% 떨어진 281.34로 마감돼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규제에 따른 성장동력 상실이 원인 통신주의 몰락은 통신시장이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는 반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규제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면 통신주의 미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양종금증권 최남곤 연구위원은 "정부가 '3강 정책'을 고집하며 선발 사업자들에게 이런저런 규제를 하고 있는 점이 투자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라며 "지난달 말 유선통신사들에 대한 대규모 과징금 부과 시도에서도 규제 리스크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위원은 "통신회사들이 성장성 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무리한 해외진출이나 사업확장을 꾀하고 있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통신주는 기관투자가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한 분석가는 "기관들은 올해 초 그나마 갖고 있던 물량들을 거의 털어내 통신주 보유비중을 최소로 줄였다"고 전했다. 추가하락 위험은 적다 전문가들은 통신주가 당분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쉽지 않겠지만 추가하락 여지도 크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선 고배당 매력이 꼽힌다. 정승교 연구위원은 "올해 SK텔레콤은 주당 7천7백원,KT는 3천원의 배당금이 예상돼 배당수익률이 각각 4.7%,7.8%에 달할 것"이라며 "지금 주가는 최악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하락 리스크가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남곤 연구위원도 "SK텔레콤이나 KT의 경우 추가하락폭이 10%에 못미칠 것"이라며 "SKT는 15만원대,KT는 3만6천원대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주가상승은 규제와 정책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연구위원은 "현행 3강 체제를 완화하는 법률안이 9월을 목표로 준비되고 있다"며 "앞으로 통신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