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를 첫번째 모델로 삼아 앞으로 신도시 등 택지개발지구를 국민들에게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보이겠다." 올해로 창사 30주년을 맞은 한국토지공사의 김재현 사장(60?사진)은 5일 "창립 30주년인 올해를 경영혁신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사장은 "일반인들도 판교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토공의 관심사는 판교를 '살고 싶은 저밀도 전원도시'로 만들기 위한 기본 인프라 구축"이라며 "지하관로를 이용한 쓰레기 자동집하시스템이나 생태마을 등 내용면에서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신도시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동탄신도시 내 민간임대아파트 고가 분양논란 등 토공이 공급하는 택지지구에서 분양가 시비가 끊이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런 논란은 택지 공급가격 문제라기보다는 민간업체들이 인근 시세에 맞춰 아파트 분양가를 책정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토공 사상 두번째로 내부승진 사장에 오른 김 사장은 특히 올들어 토공 내부의 인사 투명성과 부패고리 차단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취임 이후 맨 먼저 변화를 시도한 부분도 이 문제였다. 실제로 올해초 정기인사 때는 무려 3주간 분당에 있는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각종 청탁을 물리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창립 30년만에 고객지원처에 여성이 부장으로 승진한 것도 김 사장의 이런 투명인사 의지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김 사장은 또 모든 공사를 전자입찰 방식으로 바꾸고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던 학술·연구용역도 3천만원 이상은 경쟁입찰로 바꿨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부패를 차단하기 위해 최근 '청렴도 향상대책반'까지 설치했다. 김 사장은 "공기업이 변화에 둔감한 것은 오랫동안 공기업에 근무한 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공기업도 이제는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통해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