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일자) LG - 마쓰시타 특허분쟁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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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와 일본 마쓰시타전기간의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모듈 특허분쟁이 상호 특허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일단락됐다고 한다.
PDP는 양국이 자존심 싸움을 벌일 정도로 일본의 견제가 심했던 첨단분야였고,따라서 이들 회사간 분쟁이 자칫 한·일 전자업계 전반으로 비화되거나 무역마찰로 확대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컸다. 그런 점에서 두 회사가 윈윈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으로 분쟁을 매듭지은 것은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특허공유는 어느 한쪽이 기술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다시 말해 양사가 서로 대등한 가치를 갖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야 특허공유라는 타협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의 공세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비교하면 이제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이 그만큼 크게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번 LG와 마쓰시타간 분쟁뿐 아니라 지난해 삼성SDI와 후지쓰의 PDP 분쟁이 특허공유계약으로 풀릴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소니가 다양한 첨단제품 분야에서 특허공유를 비롯한 협력체제를 구축키로 한 것 역시 소니가 필요로 하는 기술력을 삼성이 확보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특히 LG와 마쓰시타가 앞으로 다른 분야로 협력범위를 넓혀가기로 한 것은 더욱 의미있는 일이다.
디지털 컨버전스(융합화) 등 최근의 기술발전 추세로 볼 때 이제는 어느 한 기업이 필요한 모든 기술을 보유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 상황에서 두 나라 기업들이 기술 및 상품개발,판매 등의 분야에서 공조체제를 갖춰 세계시장을 함께 개척할 수 있다면 서로 이익이 되는 일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노력이 쌓일 때 한·일 경제협력도 그만큼 확대·발전될 것은 물론이다.
이번 분쟁이 특허공유라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타결되기는 했지만 우리 기업들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LG와 마쓰시타도 처음에는 기술협력관계로 출발했지만 결국 핵심특허를 놓고 맞대결을 불사하는 양상으로까지 치달은데서 알수 있듯 시장의 경쟁은 냉혹하기만 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기업들의 특허공세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는 무기는 역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독자적으로 고급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가치있는 특허를 보유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깊이 새기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