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삼성전자보다 많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알부자'인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작년말 현재 현금성 자산은 5조6천8백11억원으로 삼성전자의 5조1천4백45억원보다 5천4백억원가량 많았다.


지난해 현대차의 순이익은 1조8천41억원으로 삼성전자(10조7천8백67억원)의 16.7%에 불과했다.


최근 5년간 순이익 합계를 보더라도 현대차는 6조8천5백억원에 달한 반면 삼성전자는 32조7천6백억원으로 26조원이나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현대차가 삼성전자보다 더 많은 현금성 자산을 가진 이유는 두 회사가 영위하는 업종 차이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가 7조8천7백억원에 달했다.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업종의 특성상 매년 설비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반해 현대차의 설비투자 규모는 자동차업종이 반도체나 LCD보다 투자절대금액이 적은 까닭에 지난해 9천2백억원에 그쳤으며 최근 3년 연속 1조원을 밑돌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모두 3조8천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2002년과 2003년에도 각각 1조5천억원과 2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했다.


국내 시가총액 1위의 간판기업으로서 외국인 주주들의 자사주 매입 요구가 거셌던 결과다.


반면 현대차는 지난 2월부터 6천5백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고 있으나 지난해까지는 그 규모가 크지 않았다.


배당금에서도 차이가 난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보통주 시가배당률은 각각 2.29%와 2.2%로 비슷했으나 배당금은 1조6천억원과 2천8백억원으로 1조3천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


현대차의 경우 해외에서 10년간 무상 애프터서비스를 실시함에 따라 판매보증충당금 전입액이 지난해 1조2천억원에 달한 점도 현금성 자산 증가에 기여했다.


이 같은 차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2002년 5조6천8백23억원을 정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현대차의 경우 최근 4년 동안 매년 1조원 안팎 꾸준히 증가,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