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58달러를 넘는 등 사상최고치 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이 원유 확보난에 이어 머지않아 심각한 정유설비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이같이 전망하면서 아시아의 정유설비 부족이 세계 석유시장에 새로운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소재 UBS 애널리스트들은 "아시아에 현재 2백여개의 정유공장이 가동되고 있으나 가동률이 이미 90%를 넘어 여력이 빠듯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유설비 가동률이 이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정유제품 수급 차질이 심각하던 지난 1980년대 이후 처음이다. 스코틀랜드 소재 에너지 컨설팅사 우드 매킨지도 "아시아의 정유설비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설비 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몇년 안에 파국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아시아의 정유 능력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아직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나 역내 정유제품 수요가 워낙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UBS는 아시아의 정유 능력이 2002년부터 2007년 사이에 6.9% 늘어나는데 반해 정유제품 수요는 같은 기간 중 15.1% 늘 것으로 전망,격차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지난 2001년 평균 79%였던 역내 정유시설 가동률은 2007년에 97%로 더 빡빡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