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스 햄프신크 주한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 정부의 동북아 허브 프로젝트는 임시변통의 전략이며 한국은 나라 전체를 자유무역지대로 탈바꿈시켜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6일 말했다. 햄프신크 회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2005년 무역장벽 보고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장기개발프로젝트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중국의 부상에 반격할 한국의 유일한 대응책인 동북아 허브 프로젝트는 지리적 위치를 이용해 단순히 물류 틈새시장이 되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햄프신크 회장은 "몇몇 경제자유구역을 단편적으로 개장하는 것으로는 중국으로 유입되는 해외 자본의 큰 물줄기를 한국으로 돌리는 데 역부족이라며 싱가포르와 두바이처럼 한국을 동북아시아의 '자유 무역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첨단기술과 우수한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활용하면 경쟁력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구성할 수 있다"며 "이같은 경제 모델은 경제 규모가 너무 큰 중국에서는 불가능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햄프신크 회장은 이밖에 △여전히 관료주의적인 정부의 규제체제 △공항 항만의 까다로운 규제 및 절차 △국가 이미지 홍보 부족 △지식재산권문제 등을 대표적인 한국의 무역장벽으로 꼽았다. 그는 이같은 문제에 대해 "모든 분야에 관한 법률과 규정이 영어로 번역돼 제공돼야 하며 해외 이미지 구축을 위해 장기관광개발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등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했다. 햄프신크 회장은 특히 "지식재산권 문제는 여전히 외국인직접투자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이미 잘 정비된 지식재산권 관련 법규를 강력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