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5일 주요 국가들이 유류를 비축하고 있어 유가급등세가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미국 전국유화정유업협회(NPRA)총회에서 행한 위성연설을 통해 "올 여름 인도분 원유 선물가격이 현물가를 넘어선 것은 소비국들이 원유 비축에 들어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최근의 유가폭등세를 저지하기에 충분할 만큼 원유재고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재고증가는 유가상승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유가상승으로 에너지 효율성의 문제가 투자를 결정할 때 중요한 판단요소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2억대의 차량이 전세계 산유량의 11%를 소비하고 있는 미국의 자동차 부문이 에너지 절약에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며 경량·고효율 차량개발에 나서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동향이 관심거리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경제의 유가의존도가 갈수록 낮아질 것이며,미국의 경우 장기적으로 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중립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다수 전문가들이 원유생산시설 부족을 유가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는 것과는 달리 그린스펀 의장은 전세계적인 원유생산및 생산시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고유가가 새로운 유전개발을 촉진할 뿐아니라 수요억제 및 에너지 효율 증가를 위한 연구개발을 자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5월물은 전일대비 배럴당 0.97달러 하락한 56.04달러에 마감됐다. WTI 현물 종가는 56.05달러로 5월물보다 0.01달러 높았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