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새로운 사업 분야에 진출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기존 사업에 머물지 않고 사업 영역을 다각화함으로써 실적 개선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주가도 단기적으로 강세다. 하지만 사업 초기인 데다 신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아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팔을 걷어붙인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신규 사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향후 시장 안착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사업 진출 잇따라 6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현대디지탈텍 바른손 씨엠에스 여리 디에스아이 등이 신규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실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하나증권은 이날 현대디지탈텍에 대해 "기존 셋톱박스 외에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단말기,무선원격검침 및 관리시스템,스마트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2.98%(1백5원) 오른 3천6백45원으로 마감됐다. 현대디지탈텍은 지난 2월 TU미디어의 차량용 DMB단말기 공급사인 마이트앤마인에 연말까지 DMB용 수신기를 공급키로 계약을 맺었다. 기계 및 주차설비 제조업체인 디에스아이는 관계사인 디오를 인수·합병해 인공치아용 임플란트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의료기기 제조' 등을 이미 사업목적에 포함시켰다. 정보검색엔진 업체인 쓰리소프트는 텔레매틱스 홈네트워킹 등 첨단 IT(정보기술) 분야에 진출할 예정이며,씨엠에스는 지능형 로봇 모듈 및 보안용 홈네트워크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최근 들어서는 연예매니지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나서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문구업체인 바른손은 박지윤 송강호 등 유명 연예인과 전속 계약을 맺고 연예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사업 기대감에 힘입어 이 회사 주가는 최근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지난달 30일 이후 73.07%나 급등했다. 보안솔루션업체인 여리(옛 데이타게이트)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이를 위해 게임 개발업체인 아발론소프트를 인수한 데 이어 상반기 중 신인 가수를 데뷔시키고 영화제작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밖에 올리브나인 대양이앤씨 큐앤에스 등도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종목으로 손꼽힌다. ◆실적으로 이어질지 따져야 신사업 진출 기업들은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사업이 한계에 도달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곳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주력 사업의 부진으로 실적이 당분간 침체될 소지가 크다. 또 신규 사업에 적잖은 비용이 든다는 점도 부담이다. 유망업종에 뛰어든다는 선언에 그칠 경우 단순 테마주로 전락할 위험도 적지 않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경우 사업 특성상 회사의 장기 성장원으로 자리잡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신사업 기대감에 따른 주가 모멘텀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신규 사업이 회사의 성장성과 향후 실적에 어떻게 반영될지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