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의 회사채가 정크본드(투자부적격 채권)로 추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5일 GM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기존 'Baa2'에서 투자등급 최하위 단계인 'Baa3'로 한 단계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GM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무디스,피치 3대 신용평가회사 모두로부터 정크본드 바로 전단계의 등급을 부여받게 됐다. 무디스는 또 이날 포드자동차에 대해서도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미국 양대 자동차회사의 '위기'는 한국과 일본자동차 업체들엔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무디스는 GM의 신용등급을 낮추는 이유로 "지속적인 미국시장 점유율 하락과 의료보험 비용의 증가로 인한 수익률저하"를 들었다. 무디스는 특히 향후 6개월 간 GM의 실적개선 추이를 살펴 추가 등급하락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릭 왜고너 최고경영자(CEO)가 최대 영업전선인 북미지역을 직접 챙기겠다고 나서는 등 승부수를 띄웠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 언제든지 정크본드 단계로 떨어뜨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GM은 지난달 북미시장 판매 부진 때문에 올해 이익전망을 당초 예상치인 주당 4∼5달러에서 주당 1∼2달러로 80% 하향조정했다. 올 1분기에도 주당 1.5달러의 손실을 예상했다. 이는 지난 92년 이후 최대 규모의 분기손실이다. 전세계시장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감소,지난해 14%로 낮아졌다. 잇따른 신용등급 하락으로 GM의 채권수익률은 올 들어 2%포인트가량 높아졌다. 표면금리 8.375%의 2033년 만기 GM회사채의 경우 가산금리(스프레드)가 5.29%에 달한다. 사실상 정크본드와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GM의 주가도 1년 전에 비해 40%나 떨어졌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