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콜금리(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두 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한·미간 금리는 같아지게 된다. 국내외 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한은은 콜금리를 현 수준(연 3.25%)으로 유지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현재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는 0.5%포인트(한국 연 3.25%,미국 연 2.75%)지만 현재 추세라면 이 격차가 더 좁혀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은 작년 6월 이후 총 7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오는 5월 초와 6월 중순에 열리는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경우 양국의 기준금리는 같아지게 된다. 이 경우 미국의 저금리 때문에 한국 등 해외시장에 투자됐던 미국 투자자금은 본국으로 환류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 하락 등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올들어 최고 1%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양국 시장금리 격차(한국 국고채 10년물 수익률-미 국채 10년물 수익률)는 지난달 중순 이후 0.1∼0.2%포인트까지 좁혀졌다. 금리와 밀접한 국내 부동산 경기가 최근 들어 미미하나마 회복 조짐을 보이고,고유가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한은으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그러나 금리를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들어 살아나기 시작한 소비심리가 실물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뚜렷한 단서가 없기 때문이다. 섣불리 금리를 인상했다간 가까스로 살아난 경기 회복 불씨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올 들어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서비스업 판매가 2월 들어 0.6% 감소하고,산업생산이 1년 전에 비해 7.3% 줄어 21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경기회복세가 지표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승 한은 총재의 표현대로 경기가 '대한(大寒)'은 지났지만 '입춘(立春)'이 오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가 7일 금통위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기대할 뿐"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의 반영이다. 때문에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한은이 최소한 올 상반기 중에는 콜금리를 인상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총재도 지난달 "인내심을 가지고 경기부양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당분간 금리를 인상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박 총재의 '인내심'이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