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DP 시장에서 삼성SDI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의 '전성시대'가 본격 개막되고 있다.


2001년까지 세계 시장의 97%를 차지하며 절대 강자의 위치에 있던 일본 기업들에 맞서 PDP 사업에 뛰어든 한국 기업들은 일본 기업들을 맹추격해 올들어서는 세계 시장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일단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선 판정승을 거뒀지만 치열한 경쟁의 부산물인 PDP 가격 하락 속에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새롭게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 있다.



◆세계시장 완전 장악


6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뱅크는 한국 기업들이 지난 1분기 중 세계 PDP 시장에서 63.7%의 점유율을 기록,34.7%에 그친 일본 기업들을 크게 따돌렸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일본 기업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56.7%로 40.6%인 한국 기업들을 월등히 앞섰다.


그러나 한국 업체들의 총공세에 일본의 아성이 쉽게 무너지면서 지난해 4분기에는 한국 기업의 점유율이 56.0%까지 높아졌다.


기업별로는 삼성SDI와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각각 28.7%와 27.0%에서 올 1분기에는 32.7%와 30.7%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여 PDP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마쓰시타가 16.9%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멈추지 않는 가격 하락


하지만 세계 PDP 시장을 장악한 한국 기업들의 얼굴이 밝지만은 않다.


2002년 이후 치열하게 전개된 한·일간 'PDP 대전' 결과 가격 하락이란 부산물이 너무 큰 부담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1천3백11달러(40∼43인치 대당 평균가격)였던 PDP 패널 가격이 지난해 4분기엔 8백99달러까지 떨어졌다.


올들어서도 가격 하락세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PDP 패널 가격이 떨어지는 데 따라 PDP TV 가격이 낮아지고 이는 다시 PDP 패널 가격인하를 부르는 순환구조가 PDP 업체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게다가 LCD TV가 PDP TV의 고유영역이었던 40인치대 이상을 치고 올라오면서 PDP 업체들은 떨어지는 가격 속에서 LCD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OLED 등 경쟁제품 등장


PDP 패널 가격이 지난해처럼 1년 동안 약 3분의 1가량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권상세 디스플레이뱅크 사장은 "PDP TV 시장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올해 말에는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며 "PDP 패널 가격이 지난해와 같은 드라마틱한 하락세를 보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가격 하락세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이같은 전망만으론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


LCD에 이어 OLED제품이 TV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일본 캐논이 SED(표면전계디스플레이)TV를 오는 8월 선보이는 등 새로운 경쟁자가 속속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