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너지 상용화에 난제로 꼽혀 왔던 저장 문제를 얼음을 활용해 해결한 획기적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에 따라 차세대 청정에너지로 꼽히고 있는 수소에너지 대량 확보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이흔 교수는 섭씨 0도에서 수소 분자를 얼음입자 속의 수많은 미세공간에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잡지 '네이처' 7일자에 가장 주목해야 할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실렸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순수한 물에 미량의 유기물을 첨가한 후 얼리면 얼음입자 속에 나노 크기의 미세한 공간들이 만들어지고,이 공간에 수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얼음 속으로 수소를 불어넣어 주기만 하면 수소 분자들이 나노공간에 자연적으로 흡수된다는 원리도 규명해냈다. 그동안은 수소를 섭씨 영하 2백50도의 저온에서 액화시키거나 3백50기압 정도의 아주 높은 압력을 가하는 방법으로 저장해야 했으나,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섭씨 3∼4도의 상온에서도 수소를 저렴하고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물질인 얼음으로 수소를 저장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기술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라며 "수소자동차나 수소연료전지 등의 상용화를 급진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