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호는 자동차로 치면 페라리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국산 소형비행기인 ‘반디호’를 타고 세계일주 비행에 도전하고 있는 미국의 모험 조종사 거스 매클라우드 씨(52)는 6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반디호의 성능에 대해 '굿'(Good)을 연발했다.


반디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30여억원을 투입,97년부터 개발한 국내 첫 4인승 선미익형 소형 항공기다.


길이는 6.6m,폭 10.4m,객실 최대 폭1.2m로 최대 중량은 1천2백kg,최대 속도는 시속 3백20km에 이른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남·북극점을 경유하는 세계일주 비행에 두차례 나섰다가 기상문제로 남극점 정복에 실패했던 그는 오는 8월로 예정된 재도전 준비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반디호는 난기류나 낮은 온도 등 극한 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는 안정성을 갖고 있습니다."


맥클라우드 씨는 "반디호는 난기류 속에서도 선체가 회전하지 않고, 비행 최저 속도 이하로 떨어져도 갑자기 하강하지 않도록 설계됐다"며 "지난해 2월에는 기후조건 때문에 대형 군용 비행기도 남극을 향해 출발하지 못했지만 반디호만이 유일하게 비행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반디호가 다른 소형 비행기에 비해 훨씬 강하다고 평가했다.


한번은 남미 아르헨티나 상공 비행중 물섞인 연료 때문에 갑자기 엔진이 멈춰버린 적이 있었지만 인근 농장에 착륙, 곧바로 수리해 재이륙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다른 비행기들은 세계일주를 한번 한 후엔 박물관에나 가야하지만 반디호는 세계일주 후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디호의 내부공간이 넓고 속도도 빠르다"며 향후 시장성에 대해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지금은 모험비행에 활용되고 있지만 비행사로서 가족과 함께 타고 싶은 비행기"라고 그는 반디호를 치켜세웠다.


14살때부터 비행을 시작해 7천시간의 비행경력을 갖고 있는 그는 "남·북극점 경유 비행은 모험비행 중에서도 가장 모험적인 비행"이라며 "비행을 하면 행복하기 때문에 비행을 할 뿐"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오는 8월 미국을 출발, 북극을 돌아 한국에는 9월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어 11월 말이나 12월 초에는 남극에 도전한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