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 대다수 전문가들은 다소간의 등락은 있겠지만 국제유가의 상승추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선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조만간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일 WTI 5월물 종가는 배럴당 57.27달러로 60달러에 육박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제 원유가격이 앞으로 수년 내 배럴당 최고 1백5달러까지 폭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원유가격이 '폭등주기'(Super hike)의 초기단계에 들어서 상승기조가 계속될 것이란게 골드만삭스의 주장이다. 골드만삭스처럼 극단적 전망은 아니더라도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재의 수급여건상 유가가 상승압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알라톤 트레이딩의 팜 플린 부사장은 "올 여름 전세계 원유수요는 최근 30년새 최고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원유생산이 늘어난다고 해도 한계가 있어 중국의 경제성장세를 감안하면 향후에도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조차도 이례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가운데 공급이 점차 부족해지는 양상"이라며 유가 급등에 큰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2분기 국제유가가 1분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유가가 1분기에 25%나 급등,원유시장에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데다 2분기가 계절적으로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시기라는 것이 '유가안정론'의 배경이다. 실제 블룸버그통신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2분기 WTI 평균가격은 49.50달러로 1분기(50.03달러)보다 조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인다 해도 하락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글로벌시큐리티의 애널리스트 갈 러프트는 "OPEC 증산 등의 영향으로 유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배럴당 40달러대로 내려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유국 증산여력 바닥났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압력을 받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수급불안에 있으며 그 핵심은 중동 등 산유국들의 '증산여력 고갈'이다. 전세계 경기회복 등으로 원유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산유국의 증산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유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국제유가를 좌지우지하는 OPEC의 현재 하루 증산여력은 1백만배럴을 약간 웃도는 정도다.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의 증산여력도 거의 고갈된 상태다. 산유국들의 증산여력이 바닥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여년간 관련산업에 투자를 소홀히 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는 원유시장에서 테러 등에 대비한 '완충지대'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원유시장에서 투기세력들이 극성을 부리는 것도 이같은 원유시장의 취약점을 노린 것이다. 한편 달러약세로 인한 유가상승 요인은 최근들어 달러가치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다소 누그러질 것이란 예상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