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국내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원유 도입량의 78%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하는 등 국제유가 움직임이 국내 경제가 견뎌내기 힘든 수준에 달하고 있다. 유가 변동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더 낮출 필요가 있다. 세계 각국이 태양광 수력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해에 원유 가스 유연탄 등 총 4백억달러에 육박하는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대체에너지 개발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라 스위스 인접 지역에 위치한 독일 서남단의 작은 도시 프라이부르크.포도주 원산지로 인구 20여만명의 부유한 마을에 속하는 이 도시는 독일 내에서 '태양의 도시'로 불린다. 시 전체 연간 전력 소비량의 0.4%인 4백만?(작년 기준)를 태양광을 통해 얻는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모델도시로 유명하다. 다른 지역보다 일조량(연평균 1천7백50시간)이 풍부한 이 도시는 지난 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시의회에서 대안에너지 관련 법안을 제정하면서 92년 태양열에너지 지정도시로 확정됐다. 이 도시에는 60개소의 태양광 발전장치가 운영되고 있다. 독일연방정부는 향후 20년간 태영열 에너지 시설을 설치하는 각 가정에 재정지원을 약속했다. 현재 태양열 이용 온수 1㎡당 연방정부로부터 1백10유로의 보조금를 받고 있다. 프라이부르크의 대표적인 태양광 연립주택 단지인 슐리어베르크에는 현재 4백여가구가 거주하고 있고 내년까지 2천여가구가 추가로 입주할 예정이다. 크리스틴 키퍼 푸라이부르크시 에너지청 담당관은 "고유가 파동으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초기 비용이 큰 만큼 신·재생에너지 확산에는 무엇보다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현주소 작년 말 국내 신·재생 에너지의 전력 공급 비중은 전체의 2.3% 수준에 그쳤다. 89년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0.26%에 비해서는 급성장했으나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미미한 형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덴마크의 대체에너지 공급 비중(2002년 실적 기준)은 12.7%로 한국의 약 6배에 달했다. 프랑스(6.2%) 미국(4.3%) 일본(3.5%) 등도 한국에 비해 대체에너지 비중이 월등히 높다. 정부는 올해를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포함한 '수소경제' 이행의 원년으로 삼고 올해 상반기 중 에너지산업 구조개편과 기술개발 전략을 담은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수립,2011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을 5%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