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해 세계 최대 브랜드컨설팅그룹인 인터브랜드와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1백대 브랜드'에서 브랜드 가치를 1백25억달러로 평가받고 세계 21위에 올랐다. 삼성은 지난 2000년 52억달러의 브랜드 가치로 처음 세계 1백대 브랜드에 들었고 꾸준히 브랜드 가치를 키워 순위를 높여왔다. 2001년 42위(64억달러),2002년 34위(83억달러)를 기록했고 2003년엔 1백억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25위의 브랜드로 평가받았다. 삼성은 인터브랜드로부터 "기술력과 혁신성 측면에서 뛰어난 실적을 보여주고 있으며 통합적 마케팅에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소니와의 LCD 합작 등은 삼성의 소비자 지향적이고 융통성있는 경영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이 브랜드 자산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1996년 이건희 회장이 "기업 무형자산의 핵심으로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는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전략을 구상하라"고 지시하면서부터다. 삼성은 이후 올림픽 공식 파트너 등을 비롯해 다양한 '브랜드 가치 높이기'전략을 실천,세계 21위까지 도약했다. 특히 삼성은 지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올림픽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강화 전략을 전개해 큰 성과를 거뒀다. 나가노 올림픽 당시 32억달러에 불과했던 브랜드 가치가 시드니와 솔트레이크 올림픽을 거치며 3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은 지난해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고급 브랜드로서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활발한 브랜드 마케팅을 펼쳤다. 삼성은 현재의 국제적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 오는 2010년에는 매출 2백70조원,세전이익 30조원,브랜드 가치 7백억달러,월드베스트 제품 50개를 확보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이 단기간에 브랜드 가치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최고경영층이 브랜드에 대해 눈을 뜨고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이라며 "삼성 브랜드에 대한 지역간 편차가 아직은 심한 편이지만 점차 세계곳곳에 고르게 확산된다면 초일류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브랜드 경영 최선두엔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전자는 전자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디지털 컨버전스'시대를 맞아 이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것을 브랜드 비전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8년 본사 글로벌마케팅실에 '브랜드 전략 그룹'을 만들어 전사적인 브랜드 업무를 맡겼다. 사업부별로도 전담 인력이 브랜드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세계 주요 지역에도 브랜드 전략 요원을 파견했다. 본사,사업부,지역의 브랜드 업무 담당자들은 정기 워크숍 등을 통해 각자의 업무가 최대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브랜드 전략 그룹의 업무는 크게 네가지.삼성전자의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해 연간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고 관련 활동을 펼치는게 첫번째 업무다. 이와함께 △각종 스포츠 이벤트 후원 등을 통한 브랜드 관련 마케팅 △회사 차원의 브랜드 전략을 공유하기 위한 사내 브랜드 교육 △단계별 브랜드 구축 관리 활동 등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AS센터,매장 등 고객과의 접점에서 브랜드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고객들과 직접 만나는 최일선 현장에서 이뤄지는 브랜드에 대한 홍보활동이 고객의 신뢰도를 더욱 강화시켜 브랜드의 인지도와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략적 브랜드 관리는 현재의 위상과 고객의 반응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다"며 "브랜드 가치 평가와 소비자의 브랜드 태도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집중 투자가 이뤄져야하는 사업부와 지역을 파악하고 해당 부문별 전략적 목표를 확정해 예산 등의 자원을 배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