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독일 및 터키 방문을 계기로 유럽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유럽을 중심으로 생산거점을 확충하는 동시에 서유럽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강화,'일등 LG'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그룹의 대표 기업인 LG전자가 있다. LG전자는 유럽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2010년 글로벌 톱3 전자업체'란 비전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고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유럽 총괄(김종은 사장)'을 신설하는 등 유럽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일·터키 공략 강화 2006년 월드컵이 열리는 독일은 최근 들어 LG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전략 국가다. 월드컵은 LG의 브랜드 인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LG는 월드컵을 통해 LG브랜드 인지도를 20%가량 끌어올린다는 전략에 따라 지난 2월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을 2006년 말까지 공식 후원키로 했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독일축구협회 및 국가대표팀의 공식 파트너'라는 타이틀을 갖고 △독일축구협회 공식로고 사용권 △독일 국가대표팀 공식 사진 및 경기영상물 사용권 △독일축구협회 미디어센터 내 LG전자 이벤트 부스 설치운용권 등을 갖게 됐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다양한 월드컵 마케팅을 구사,독일 매출을 지난해 5억1천2백만달러에서 올해 6억5천만달러로 27%가량 끌어올릴 계획이다. 터키도 LG전자가 유럽 공략의 교두보로 삼고 있는 국가다. 터키는 육로와 해로를 통해 유럽 중동 아프리카로 손쉽게 제품을 수송할 수 있는 데다 인근 국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지난 99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터키 시장에 진출한 LG전자는 연간 60만대를 생산하는 에어컨 공장을 앞세워 현지 가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에어컨의 경우 생산 첫 해인 2000년 3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데 이어 2003년 44%,2004년 52%로 1위에 오른 상태다. 터키 법인은 에어컨 수요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내년 초까지 생산능력을 연 75만대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LG화학 역시 그동안 중국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유럽 시장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이미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사와 인조대리석 유럽 판매법인을 통합해 '유럽지역 총괄 판매법인'을 설립했으며 터키에도 지사를 설립,유럽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현지화를 추진키로 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 독일과 터키를 비롯한 LG전자의 유럽시장 공략법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강화에 맞춰져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휴대폰.유럽식 GSM 휴대폰에서 LG전자가 차지하는 위상은 상당하다. LG전자는 오렌지 T-모바일 등 유럽 이동통신 사업자를 고객으로 만들며 50%에 육박하는 3G(3세대)폰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특히 작년 말 프랑스 파리에 휴대폰 R&D센터를 설립,유럽 이동통신 시장의 특성 및 고객 니즈를 반영해 적기에 제품을 내놓는 시스템도 갖췄다. LG전자가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주력하는 또 다른 제품은 PDP TV다. LG전자는 올해 1백20만대로 예상되는 유럽 PDP TV 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기록해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간 30만대 규모였던 폴란드 공장의 PDP TV 생산능력을 연내 60만대로 확대키로 했다. 또 유럽지역 유통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유럽 각지에서 PDP TV 신제품 발표회를 겸한 대규모 딜러 컨벤션을 벌이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고객층이 두터운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해 프리미엄 업체로서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라며 "휴대폰과 PDP TV뿐 아니라 LCD TV,시스템 에어컨,양문형 냉장고,드럼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 판매 비중을 지난해 70%에서 올해 80%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