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대주주 독식' 많다 ‥ 전체 배당액 절반이상 가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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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배당을 실시한 거래소 상장기업 중 개인 대주주가 배당금을 거의 독식한 곳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초 배당을 결의한 상장사 중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총배당액 비율)이 50% 이상인 기업은 47개사로 이 가운데 개인 대주주 지분율이 40% 이상인 기업은 절반인 23개에 이른다.
신대양제지의 경우 올해 배당성향은 무려 2천1백20%에 달했다.
작년에 벌어들인 순이익은 2천5백만원에 불과했지만 회사 내 유보금을 이용해 이보다 21배나 많은 5억2천9백만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한 것이다.
이 회사 대주주인 권혁홍 대표 등 특수관계인 지분(자사주 제외)은 56.98%로 총배당액 5억2천9백만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3억5천6백만원을 개인 대주주 일가가 가져갔다.
캠브리지는 올해 주당 5천원을 배당해 배당수익률 59%로 상장사 중 최고를 기록했다.
배당성향도 1백23.8%에 달했다.
이 회사도 총배당액(1백36억원)의 절반 가까이를 김삼석 회장 등 친인척과 임원들이 나눠 가졌다.
백산도 지난해 순이익 4억2천만원보다 많은 5억3천만원을 배당에 사용했지만 총 배당액의 절반 이상이 김상화 대표 등 친인척 6명의 몫으로 돌아갔다.
대원화성도 작년에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을 했지만 총배당액의 절반 가까이를 강수창 창업주 일가에게 나눠 줬다.
성보화학도 지난해 총 배당액 9억7천여만원 중 60%에 가까운 6억2천만원 정도를 윤재천 대표 등 16명의 일가 친인척이 나눠 가졌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고배당주로 알려진 중·소형주 상당수가 개인 소유 기업들로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재투자하기보다는 고스란히 대주주 몫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회사 이익을 배당보다는 재투자에 더 많이 사용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증대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