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7일 "한국은 아시아에서 외국인들에게 금융시장이 가장 개방된 나라"라며 "오히려 국내 자본들이 역차별을 당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한국 정부의 '5%룰(상장기업의 주식지분을 5% 이상 취득시 경영참여 여부를 보고토록 의무화한 조치)'강화 등과 관련해 "한국은 외국자본에 대해 국수주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해 "해당 기자가 뭘 잘 모르고 기사를 작성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총재는 국내자본이 역차별 당하는 대표적인 예로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방지 규정을 들었다. 그는 "국내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일정 한도 이상 소유하지 못하게 돼 있지만 외국자본에는 사실상 그런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또 SK글로벌 사태와 같은 금융시장 혼란때 국내 은행들은 정부 요청에 따라 지원에 참여했으나 외국계 은행들은 지원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역차별 사례라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이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42%에 달하고 은행지분의 43%를 외국인이 소유한 나라는 없다"며 "한국은 아시아에서 외국인들에게 금융시장이 가장 개방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덕수 경제 부총리도 이날 박 총재의 '역차별' 언급과 관련,"국내 대기업이 외국기업에 비해 역차별을 당하는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