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는 화면' 만드는 나노기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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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는 화면(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개발을 가능케 할 나노 원천기술이 한국 과학자에 의해 개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의 류두열 연구원은 IBM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실리콘웨이퍼 표면에서만 가능했던 고분자 나노구조 제작을 플라스틱이나 금속 위에서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표면 변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지 8일자에 발표됐다.
포항공대 석·박사 출신인 류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열을 가할 경우 단단하게 굳어지는 열경화 반응을 이용,실리콘웨이퍼 뿐만 아니라 금속 반도체 고분자 등 다양한 물질의 표면 위에 6nm(1nm는 10억분의 1m) 두께의 특수 초박막을 생성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박막 위에 고분자 조합체의 나노구조를 수직으로 배열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기존에는 실리콘웨이퍼 위에서만 고분자 조합체의 나노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이는 영상장비를 비롯한 각종 전자 디바이스 제조에 필요한 나노구조를 다양한 물질 표면 위에서 임의로 제작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류 박사는 설명했다. 특히 기존 방법으로 2∼3일 정도 소요되던 초박막 가공시간을 불과 10분 이내로 단축,이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고 류 박사는 덧붙였다.
류 박사의 지도교수였던 포항공대 김진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할 경우 유연한 플라스틱 위에 나노구조를 만들 수 있어 휘는 화면을 비롯한 각종 휴대용 전자 디바이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차세대 고밀도 정보저장 매체와 나노 바이오칩 개발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다양한 소재 위에서 나노구조 제작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 획기적인 활용이 기대된다"며 "특히 플렉서블 디바이스가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나노기술 개발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아 화학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뉴스(C&E News) 11일자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