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이모저모) 폭우에도 끄떡없는 '유리알 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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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첫날 폭우가 쏟아졌음에도 딱딱하고 빠른 오거스타 그린의 빠르기는 변함이 없었다.
마스터스에 첫 출전한 테드 퍼디(미국)는 "도대체 그린에 어떤 장치를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마치 대형 우산을 받쳐놓은 듯 했다"고 감탄했다.
오거스타가 완벽한 그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이른바 '서브에어시스템(SubAir System)' 덕분이다.
오거스타측은 비온 뒤 18개홀의 그린 하부에 설치된 통풍 장치를 작동시켜 물기를 제거하고 잔디를 미세하게 진동시킴으로써 그린이 빗방울에 패여 마치 다트 놀이판처럼 변질 되는 것을 예방한다.
젖은 그린을 바짝 마르게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이면 충분하다.
이 시스템은 오거스타내셔널의 전 코스 관리자였던 마시 벤슨이 고안,1990년대 중반 13번홀(파5)에 처음으로 설치됐다.
날씨가 쌀쌀하면 통풍 장치에서 따뜻한 수증기를 뿜어내 잔디를 보호하기도 한다.
13번홀과 12번홀(파3) 그린 밑에는 냉·난방 장치도 함께 설치돼 잔디의 뿌리 발육을 돕기도 한다.
○…1970년 대회 우승자 빌리 캐스퍼(73)는 16번홀(파3)에서 무려 14타만에 홀아웃하는 곤욕을 치렀다.
캐스퍼는 첫 티샷을 물에 빠트린 뒤 4번의 샷을 모두 물에 집어넣었고 6개째 볼을 겨우 그린에 올렸다.
1950년 허먼 배런이 세운 16번홀 최다 타수 기록(11타)을 훌쩍 넘긴 캐스퍼는 34오버파 1백6타로 1라운드를 마감,1956년 찰스 컨클의 대회 18홀 최다타수(95타)도 경신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오거스타(미 조지아주)=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