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를 구합니다. 아이비(Ivy)리그 출신이 아니어도 됩니다.' 미국의 일간지 USA 투데이가 7일 미국 기업 CEO들의 출신 대학을 분석해 정리한 기사의 제목이다. 미국 동부의 명문 대학인 아이비리그 출신 CEO들이 줄고 있는 추세를 빗댄 표현이다. 아이비리그는 하버드,예일,프린스턴,펜실베이니아 대학(유펜),컬럼비아,코넬,브라운,다트머스 등 8개 대학을 말한다. 이 신문에 따르면 포천지 선정 5백대 기업 CEO 중 아이비리그 출신 비율은 1998년 16%에서 지난해 11%로 떨어졌다. 이 같은 추세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돼왔다. 25년 전인 1980년 포천 1백대 기업 중 아이비리그 출신 CEO는 14%였지만 2001년엔 10%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일반 공립대학 출신 CEO 비율은 32%에서 48%로 높아졌다. 아이비리그 출신 CEO는 지난해에는 더 줄었다. 포천 1천대 기업에서 새로 CEO가 된 인물 99명 중 아이비리그 간판을 갖고 있는 사람은 고작 8명뿐이었다. 그나마 5명은 10주만에 끝낼 수 있는 하버드 대학의 선진경영 프로그램(AMP) 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이다. 학부를 아이비리그에서 마친 CEO는 자동차 부품회사인 아빈메리터의 찰스 매클러 한 사람뿐이다. 매클러도 MBA과정은 미시간 대학 야간을 선택했다. USA 투데이는 아이비리그 출신 CEO가 감소하는 이유의 하나로 그들이 일반 기업보다 연봉이 높은 투자은행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아이비리그가 상대적으로 경영학에 비중을 덜 두는 것도 한 이유로 꼽혔다. 예일 출신인 페덱스의 CEO 프레드 스미스는 "릭 레빈 예일대 총장을 만날 때마다 예일이 역사,경제학,행정학에 비중을 둔 나머지 경영 분야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