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백색가전 시장을 휩쓸고 있다. 중국은 전통 강자인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전자레인지 냉장고 전기밥솥 등 주요 제품 수출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전기공업협회는 8일 전자레인지 청소기 세탁기 냉장고 전기면도기 전기밥솥 에어컨 등 주요 7개 백색가전 제품에 대해 주요 국가별 2003년 수출 규모를 분석한 결과 중국산이 세탁기를 제외한 6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전자레인지는 세계 62개국 수요량 4천6백15만대 중 79.3%에 해당하는 3천6백60만대가 중국산(Made in China)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1년 44.9%였던 시장점유율이 불과 2년 만에 34.4%포인트나 높아졌다. 청소기도 중국제품 시장점유율이 2001년 19.0%에서 2003년 34.8%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전기밥솥은 중국산이 세계 전체 수출물량 중 84.6%에 달했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도 중국산 비율이 처음으로 30%선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7개 백색가전제품 가운데 세탁기만 이탈리아산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중국 제품 수출이 급증했다. 전자레인지는 3천5백23만대로 전년보다 18.4% 늘었으며 에어컨은 2천3백34만대,냉장고는 1천1백7만대로 각각 42%와 40% 급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세탁기도 지난해 6백29만대를 수출해 전년보다 73%나 증가했다. 이처럼 중국산 백색가전제품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 유럽 등 주요 업체들이 중국 내 현지생산을 확대하는 것과 함께 중국 로컬업체들의 기술 진보로 해외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 로컬업체의 백색가전 기술은 이미 한국과 일본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백색가전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그동안 막강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자금력을 키워온 중국 업체들은 2003년부터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해 하이얼 창훙(長虹) 커룽 메이더 TCL 등 메이저급 업체들은 전세계에 걸쳐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인도시장 진출이 두드러져 창훙의 경우 인도네시아,하이얼은 인도 등에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상하이=한우덕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