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항공사들 '초상집' ‥ 델타 등 부도 위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에서 저가 항공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하면서 기존 업체들을 한계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유나이티드항공,델타항공 등 미국의 전통 대형 항공사들은 고유가로 인한 연료비 부담까지 급증해 사면초가 상태다.
지난 2002년 유나이티드 항공,2004년 US에어가 연이어 파산보호신청을 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델타항공도 '부도 위기'라고 비명을 지르는 등 초비상상태다.
델타가 끝내 파산보호신청을 할 경우 미국의 대형 항공사 중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회사는 절반을 넘게 된다.
○저가 항공사 점유율 급상승
뉴욕타임스는 젯블루,인디펜던트에어 등 저가 항공사들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7%로 높아졌다고 최근 보도했다.
1999년 13%에서 5년만에 세배나 늘어난 것이다.
저가 항공사들은 10년 전 첫 선을 보였던 당시에는 근거리만 비행하는 군소업체였으나 이제는 동서 해안 횡단 노선을 잇따라 추가하며 미 대륙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무한 가격 경쟁
저가 항공사들의 파상 공세로 미국 항공운송업계에는 무한 가격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항공요금은 최근 5년사이 39%나 떨어졌다.
업계 전문 컨설팅사인 백에이비에이션솔루션에 따르면 미국 대륙 횡단 편도 티켓 가격은 5년 전 평균 3백2달러였으나 최근 1백83달러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업계 평균 순익은 1좌석 마일(유료 여객 1명을 1마일 수송하는 단위)당 2000년 11.4센트에서 지난해 8.3센트로 23% 급감했다.
저가 항공사들은 서비스를 최소화한 저비용 구조로 버티고 있으나 대형 항공사들은 집단 부도 위기로 몰리고 있다.
지난달 델타는 "올해도 적자가 계속될 전망이고 재정 상태가 추가로 악화되면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내겠다"고 예고했다.
○저수익 구조 고착화
위기상황에 맞서 전통 항공사들은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이 지난해 좌석수를 38% 줄여 이코노미클래스의 여유공간을 넓힌 게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유가 상승으로 항공업계의 저수익 구조가 고착화됨에 따라 주도권은 이미 저가 항공사들로 넘어갔다.
미국 네브래스카대학이 지난 5일 발표한 '미국 항공품질랭킹(AQR)'에 따르면 젯블루 에어트랜 사우스웨스트가 1위부터 3위를 기록하는 등 저가 항공사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이 조사는 비행기 연착륙과 화물처리오류 횟수가 적은 순서로 16개 주요 항공사의 순위를 매긴 것으로 저가 항공사들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