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 13번홀에서 이날 최경주(35·나이키골프)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드라이버샷이 오른쪽 얕은 러프(세컨드 컷)에 떨어졌지만 홀까지는 2백10야드로 5번아이언 거리.그러나 투온을 노린 세컨드샷이 짧아 볼은 우즈와 마찬가지로 그린앞 개울에 빠졌다. 1벌타후 워터해저드 처리를 해야 할 상황.최경주는 볼을 30초정도 관찰하더니 신발과 양말을 벗어던졌다. 갤러리스탠드에서는 성원의 뜻이 담긴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그는 워터해저드에 들어가 오른 발을 물속에 집어넣은 채 물에 잠겨있는 볼을 힘껏 쳐냈다. 기대에 부응하듯 볼은 붕 떠 그린에 떨어졌고,갤러리석에서는 다시 한번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결국 파세이브로 그 홀을 마쳤다. 3m거리의 버디퍼트가 성공했더라면 2005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 1라운드 첫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로 손색이 없을 장면이었다. 특히 한국골퍼들에게는 98US여자오픈에서 비슷한 샷을 시도한 박세리를 연상케 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최경주는 3번홀까지의 12개홀동안 이븐파(버디2 보기2)를 기록했다. 15번홀(파5·5백야드)에서 투온후 첫 버디를 기록했고,역시 파5홀인 2번홀(5백75야드)에서 세번째 피칭웨지샷을 홀 60㎝에 떨어뜨린 뒤 두번째 버디를 잡는 등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속개된 1라운드 잔여홀에서 최경주는 4번홀에서 4m 파세이브 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기록했으나 7번홀에서 1m 버디를 성공시키며 이븐파 72타로 경기를 마쳤다. 다른 선수들이 1라운드를 다 마치지 못한 상태지만 공동 15위다. 2003년 15위,지난해 3위에 이어 다시한번 상위권을 노릴 수 있는 순조로운 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