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재삼씨(45)는 하나의 사물에 집요하게 몰입하는 작가다. 극사실적인 인물 흑백드로잉에 천착했던 그는 최근 대상을 대나무 소나무 연꽃 밭 등 자연으로 옮겼다. 경기도 용인 이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열두 번째 개인전 '숲 사이-너머'에서 작가는 대나무 밭,소나무 숲,옥수수 밭,무성한 연이파리들을 화면 빼곡히 담은 '저 너머' 시리즈를 선보였다. 전통재료인 목탄으로 '그리기'에 충실한 그의 그림은 별도의 독해법이 필요하지 않다. 소나무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옥수수가 밭을 만든 풍경은 너무나 자주 다뤄온 소재다. 하지만 작가는 어떤 장식이나 상황에 대한 설명도 없이 오직 대상에 몰입해 캔버스가 비좁을 정도로 화면 가득 담아내는 그리기에 충실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감흥을 던져준다. 5월8일까지.(031)213-8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