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부터 매수우위로 돌아선 외국인들이 업종내 실적호전주만 골라 사는 달라진 매매행태를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특정 업종에 대한 매수판단을 내린 뒤 일괄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지만,지금은 같은 업종 내에서도 종목별로 매수와 매도가 뚜렷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매수종목 선택의 기준은 실적개선 여부에 맞춰지고 있다. ○실적호전주만 골라 사는 외국인 외국인은 지난달 31일부터 매수를 재개해 이달 8일까지 4백5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중 외국인들은 업종 내 선호 종목을 압축해 집중 매수하는 변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정보기술(IT) 업종에서 삼성전자 LG필립스LCD를 매수하고 삼성SDI LG전자를 매도하는 것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달 31일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를 1천1백26억원,4백9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삼성SDI LG전자에 대해선 5백63억원,60억원씩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은행주에서도 국민은행을 1백89억원어치 사들이고 하나은행 우리금융은 각각 1백12억원,8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또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는 7백51억원어치를 팔았지만 현대백화점은 소폭(20억원) 순매수했다. 자사주를 매입 중인 현대차를 8백96억원어치 처분한 대신 현대모비스를 3백22억원어치나 사들인 점도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매수를 재개했지만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옥석 가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이번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할 후보로 지목되는 종목들"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매의 영향력은 감소 외국인의 차별적인 매매에 따른 주가 영향은 아직은 그리 크지 않다. 매매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인 LG전자의 상승률은 4.3%(3월31일∼4월8일)로 집중 매수가 이뤄진 삼성전자(4.8%)와 별 차이 없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오름폭이 6.1%로 동일하다. 매수와 매도가 엇갈린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도 각각 5.9%와 4.5% 올라 외국인 매매의 영향력이 미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달라진 패턴에 관심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위원은 "지금은 매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영향력도 미미하지만 실적 부진과 해외 변수들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돼 매수를 확대할 경우 주가 결정력은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